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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태국 여행을 했을 때가 생각나네요.

길거리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제 3의 성을 가진 분들이 꽤나 많았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분들을 만나는 일이 흔지는 않은 일이라 낮선 광경에 조금은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 때만 해도 8년 전이었고, 성수자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도 관대하지 못했을 때였으니까요.

 

자 그럼 왜 태국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난히도 LGBT들, 

풀어서 말하면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와 같은 성소수자들이 많은걸까요?

이 질문에 답에 대해 명확하게 딱잘라서 이렇다 할 답을 내놓을 수는 없지만,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살펴보면

어렴풋하게나마 그 이유들을 유추해볼 수는 있습니다.

 

방콕 레이디보이쇼.

 

 

 

1. 전쟁

 

태국에 레이디보이(여장남자)가 공공연 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의견들이 많아요.

그 중 가장 유력한 설은 과거 전쟁이 잦았던 시대에 징집을 피하기 위해 남자아이에게 여장을 시키던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입니다. 남자아이에게 머리를 길러 묶게하고, 치마를 입히고, 여성스럽게 행동하도록 만들어서

아들을 살려두려 했던 모성이 레이디 보이를 성행하게 만들었다고 하네요.

 

 

 

2. 가난

 

먹고 살기 어렵던 시절, 화류계 일이 돈이 되었기 때문에, 뼈가 얇고 여성스러운 성향이 있던 남성들이 자진해서 여장을 하고

몸을 팔기 시작했던 것이 레이디 보이의 유래라는 설도 있어요.

지금도 화류계에서 활약(?) 중인 레이디 보이들이 꽤 많은 곳이 태국입니다.

꼭 이상한 업소같은 곳이 아니더라도 관광지에 가시면 화려하게 차려입은 레이디보이들을 만나기 어렵지 않으실텐데요,

어떤분들은 정말 일반인 여성들보다도 아름답더라구요.

 

 

3. 풍수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는 아니지만, 풍수전문가들은 태국땅이 음기가 매우 강한 터라고 하더군요.

모계사회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남성들이 여성화가 되는 이유도 이 강한 음기 때문이라나요?

뭐 이런 것도 굳이 따지자면 이유가 될 수 있을지도요 ㅋ

 

 

 

진짜일까?

 

전쟁은 어느나라에나 있었고, 먹고 살기 어렵던 시절도 언제나 있었는데, 유독 태국에서만 여장이 발달한 것은

그냥 이 곳 특유의 문화와 국민성에 의한것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방도가 없지 않을까 싶은게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여기서 말한 국민성이라는 것은 남성들이 여성성을 가진게 국민적 성향이라는 뜻이 아니라,

차이를 받아들이고 차별하지 않는 태도도 하나의 국민적 성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나라도 옛날부터 전쟁이 잦았고, 6.25가 끝나고 1970년대 까지만해도 끼니를 걱정할만큼 가난한 집들이 정말 많았었잖아요.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 레이디 보이가 나타나긴 어려웠죠.

과연 우리나라처럼 배타적인 문화권에서 사람들이 레이디 보이들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을까요..?

 

 


 

 

 

여성의 비율이 많은 모계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남성들의 생존전략이었을 겁니다.

태국에서 남성은 주류가 아니니까요. 이 곳도 왕위계승은 아들만 하고있고 중역들도 주로 남성들이긴 합니다만,

우리나라와는 여성의 입지가 좀 다른 면이 많이 있습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나와 다른 소수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곳의 문화에서

배울 점이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런 문화적 수용성 때문인지 세계 각국에서 온 LGBT들도 태국에서 만큼은 아주 편안하게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 같아요.

태국에서 만큼은 그 누구도 성소수자들에게 손가락질을 하거나 불쾌한 시선을 보내지 않으니까요.

우리도 그들에게 조금은 따뜻한 시선을 보내줘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겉 모습만 멀쩡한 못된 사람들이 사실은 더 많은 세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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