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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왕이 서거한지도 벌써 4년이 되어갑니다.

태국에서 거의 모든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라마 9세, 푸미폰 아둔야뎃 선왕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요 며칠 그의 아들인 현왕의 독일에서의 단정치 못한 품행이 수면위에 오르면서

다시금 선왕의 품위와 그 위엄을 그리워하는 태국 국민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푸미폰 선왕은 세계에서 가장 오랜기간 집권한 왕이자,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를 축적한 왕이기도 했고,

동시에 태국의 역대왕들 중 국민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왕이기도 합니다.

 

 

 

세계에서 2번째로 집권 기간이 긴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보다도 6년이나 집권 기간이 길다고 하는데요,

태국의 총리가 28번이나 바뀌는 동안 국왕의 자리는 건재했을만큼 군주로서의 카리스마와 통치력, 거기에 스타성까지!

사실 태국에서 왕권은 정치력을 행사할 수 없는 그저 상징적인 존재에 불과한 것이었는데,

모든 것을 뛰어넘고 국가의 '신'과 같은 존재가 된, 여러가지로 남달랐던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60년동안 국민들의 한결같은 지지를 받으며 국가를 통치할 수 있었겠지요.

 

사실 저는 푸미폰 선왕의 통치 기간동안 태국에서 살아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 사람이 어떻게 현명한 왕이었고

진심으로 백성들을 굽어 살피는 왕이었는지는 단지 역사로서 듣고 이해했을뿐, 외국인인 저로써는 크게 와닿는건 없었는데요,

정말 기립박수를 치고 국왕폐하를 외치고 싶은 한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태국의 왕은 과거 여느 왕실들과 마찬가지로 왕이 여러 명의 후궁들과 첩을 거느릴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선왕의 아들인 현왕(라마 10세)만 해도 후궁들과 첩들과 얽힌 사건들 때문에 항상 시끌시끌 말이 많죠?

며칠 전엔 20명의 첩들과 독일에서 니나노 놀고 있다고 구설에 오르기도 했구요.

푸미폰의 이전 왕들도 아마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라 봅니다. 거의 100년전이니 더하면 더했지 덜했을까 싶어요.

 

 

푸미폰 선왕과 시리낏 전 왕비의 젊은 시절

 

이 푸미폰 왕이 진짜 대단한 남자인게 바로 이대목 입니다.

그는 평생 후궁도, 첩도 없었어요.

평생 시리낏 왕비 단 한 여자만 사랑합니다. 캬...

 

꼭 왕실 얘기가 아니더라도, 남자들에게 돈과 권력이 쥐어주고 원하는 것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상황이 주어진다면,

그 상황에서 조강지처에게 끝까지 의리를 지킬 남자가 얼마나 있을까 싶은게 솔직한 생각이거든요.

이 이야기를 듣고 저는 이 선왕을 다시 보게 됩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 정도의 의리와 윤리의식 그가 어떤 삶을 살았을지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그 짐작에 걸맞게 실제로도 그는 재위기간동안 국왕으로서의 위치와 격에 맞는 많은 일들을 이루어냈고,

시리낏 왕비 역시, 어려운 국민들을 먼저 굽어보는 자선가로서의 여러 활동들과 어진 성품으로

라마 9세 국왕 부부는 이상적인 왕가의 모습을 실현해냅니다.

 

 

 

 

 

 제가 처음 여행으로 태국을 방문했을때는 2012년이었는데요,

당시만 해도 정말 방문하는 상점이나 지역 곳곳에 선왕의 사진이 걸리지 않은 곳이 없었어요.

길거리에도 선왕의 전신사진을 비치한 커다란 조형물이 곳곳에 있었고

남루한 구멍 가게를 가더라도, 잘보이는 곳에 반드시 그의 사진이 걸려있었죠.

 

지금이요?

길거리에 조형물이 좀 있는것 말고는, 보통의 상점에서 지금 현왕의 사진이 걸린 집이 있기는 있습니다만

전처럼 그리 흔한 광경은 더 이상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돌아가신 선왕의 사진이 여전히 걸린 집이 더 많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선왕과 현왕, 두 부자의 국왕으로서의 행보가 너무 극과 극이라서 그들의 잘남과 못남이 더 두드러지게 조명되고 있는 것 같아요.

부디 현황도 조금은 마음을 다르게 먹고 남은 여생은 태국 국민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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