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어릴 적 보셨던 토마스 기차, 다들 기억나시나요?

멜버른에는 이 토마스 기차의 모티브가 되어준 '퍼핑빌리'라는 작은 마을이 있어요.

 

이 곳은 과거의 호주 골드러시(Gold Rush) 때의 영광을 뒤로하고

문을 닫은 폐광산을 그대로 관광지화 시킨 마을인데요,

흔히 우리가 얘기하는 '칙칙폭폭' 소리를 내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진짜 증기 기관차를 경험해볼 수 있는 곳이에요.

 

 

 

 

기차를 타는 동안에는 창밖으로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데요,

좌석이 좌우로 나뉘어져 있는데 오른쪽에 타야

기차가 코너를 돌때 증기를 내뿜는 장관을 더 잘 구경할 수 있답니다.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니 부지런히 자리를 잡으셔야 할 거예요.

저는 기차를 타기 전에 화장실에 잠시 들르느라 좋은 자리를 놓치고 말았지 뭐예요ㅠㅠ

 

예전에는 기차 창문에 다리를 내놓고 걸터앉을 수 있어서

바깥 풍경을 더 잘 감상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몇 년 전에 안전사고가 발생한 이후부터는 모두 좌석에 제대로 착석해야 한다고 해요.

하지만 꼭 오른쪽 창밖으로 다리를 내놓고 걸터앉지 않아도

기찻길 풍경은 충분히 아름다웠답니다.

도시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푸르른 나무 숲 속을 지나가는 그 기분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다들 넑놓고 영상을 찍느라 정신이 없더라구요.

 

 

퍼핑빌리에서 자원봉사를 하시는 주민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것을 또 꼽자면,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모두 머리가 백발인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이었는데요,

은퇴하신 이 지역 주민들이 이 곳을 관광자원으로 지키기 위해

돌아가면서 자원봉사를 하고 계시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다들 너무 유쾌하시고, 즐겁게 일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옛날에는 이 증기 기관차가 광산지역의 운송수단으로써 요긴하게 사용되었다는데

광산이 문을 닫고 1953년에는 공식적으로 기차 운행도 하지 않았다고 해요.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고 망해가던 지역을

마을 주민들이 증기 기관차를 이용해 관광객들을 모으는 데 성공해서

수익을 내고 지역의 상권도 유지하고 있다고 해요.

 

이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나라 광명시의 '광명동굴'이 생각나더라구요.

광명동굴도 이런저런 역사가 많은 쓸모 없어진 폐광을 한 사업가가 발견하고

관광지로 변신시킨 곳이라는 얘길 들은 적이 있거든요.

그 덕분에 죽어가던 폐광 주변의 상권이 많이 살아났다고 해요. 

그런 의미에서 광명동굴과 닮은 구석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저희는 퍼핑빌리가 멜버른에서의 마지막 일정이었어요.

저녁 비행기를 타야 해서 오후 서너 시쯤엔 공항으로 나서야 하는 스케줄이었는데

이 곳은 시내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라 오전부터 점심시간 무렵까지 시간을 보내고

공항으로 가면 시간이 딱 맞더라구요.

비행시간이 저녁 즈음이라면 마지막 날 오전 일정으로 넣으셔서

끝까지 알찬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드려요.

 

 

도시 생활에 찌든 분들이 가지면 분명히 좋은 힐링의 시간을 보내게 되실 겁니다.

자연이 수놓은 풍경과 증기 기관차가 내뿜는 칙칙폭폭 소리, 그리고 증기 냄새..

분명 새로운 자극이 될 거예요.

많은 곳을 여행해보았지만 저도 이곳은 언제가 꼭 한번 다시 가보고 싶네요. :)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