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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을 방문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곳 한 곳을 꼽으라고 한다면

그레이트 오션로드(The Great Ocean Road)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웅장한 바위와 절벽을 감싼 바다, 그 장관만 해도 충분히 방문해 볼 가치가 있는 곳이지만,

호주의 역사와 장소들에 얽힌 스토리를 대강 알고 간다면

좀 더 흥미롭게 그 의미를 되새기며 여행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이곳은 1차 세계 대전 후, 대공황 시기에 고향인 호주로 돌아와서 일자리가 없는 군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프로젝트로써 계획된 도로였어요.

그 길이만 243km에 달하는 엄청난 길이의 해안 도로죠.

 

 

유명한 12사도상. 지금은 태풍과 자연재해로 인해 돌기둥이 몇개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직선 거리가 350km 정도라는데,

하나로 이어진 해안도로가 243km에 달한다고 하니

대충 어느정도인지 가늠이 되시나요?

 

이렇게 어마하게 긴 도로라서 이름에 great이 붙었나 했더니만,

1차 세계 대전을 영어로 'Great War'라고 하는데 참전 군인들이 만든 해안도로라는 뜻으로

그 이름이 지어졌다고 하네요.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멜번 시내에서는 차를 타고 4시간 정도로 조금 거리가 있는 곳인데요,

직접 운전을 해서 가셔도 되구요, 저는 당일 투어를 신청해서 다녀왔어요.

거리가 있는지라 오전 8시부터 시티에서 소집해서 일찌감치 움직였답니다.

 

도로 중간에 멈춰선 곳에서 만난 야생 앵무새

한 번에 운전해서 가기에는 조금 지루할 수도 있는 거리라서

도중에 서너 번 정도 작은 관광지들을 방문하곤 했는데,

운이 좋다면 야생 코알라나 앵무새를 만날 수도 있어요.

앵무새가 어찌나 사람을 좋아하던지 뜻밖의 SNS용 사진을 건지는 쾌거를ㅋㅋㅋ

(먹이를 가진 사람만 좋아한다는 것이 함정..)

 

그리고 투어를 가신다면 가이드가 공지하는 약속 시간을 반드시 지키셨으면 해요.

같은 투어 일행 중 한 명이 정해진 시간에 돌아오지 않아 모두가 피해를 봐야만 했거든요.

남들은 기다리느나 아무것도 못하고 차안에 꼼짝않고 있는데

약속시간 20여분이 지나서야 커피 한잔을 들고 유유히 나타나는거 있죠..

게다가 호주에서는 투어차량 안으로 물 외에 다른 음료나 음식도 가지고 탈 수 없어요.

출발 전 가이드가 충분히 공지를 한 내용이기도 했거든요.

그 개념없는 사람 덕에 시간을 손해 본 우리는 점심을 위한 다음 휴식지에서

30분 만에 식사를 해치우다시피 하고 차로 돌아와야만 했어요.

 

로크 아드 고지(Loch Ard Gorge)

그레이트 오션 로드에는 여러가지 명소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12 사도상이 가장 유명하죠.

이곳에 오시면 헬기를 타보 실 수도 있어요.

제 경우는 어르신들이 여행의 주인공이기도 하고 제가 워낙 쫄보라; 포기 했지만

당일 신청도 가능하고 미리 여행사를 통해 신청하실수도 있다고 합니다.

12사도상을 중심으로 해안선 위에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

용기있는 분들은 한번 경험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12사도상도 아름다웠지만 저와 일행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곳은

로크 아드 고지(Loch Ard Gorge)라는 곳이었어요.

Loch Ard라는 이름의 범선이 난파되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난파선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는 단 두 명으로,

상류층 여식이었던 에바를 짝사랑했던 하층민 청년 톰이

물에 빠져있던 에바를 구해 함께 살아남게 되었지만

결국 에바는 톰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다른 남자한테 시집갔다는

낙동강 오리알스러운 스토리가 담긴 장소이기도 해요.(나쁜뇬..)

그레이트 오션 로드 해안은 파도가 거세서 Loch Ard선 외에도

난파된 범선이 유난히 많은 곳이라고 하네요.

 

 


 

보통 멜버른의 투어는 데이투어 여러개를 묶어서 판매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저희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퍼핑빌리+무료 시내투어까지 1인당 호주달러로 $105 정도를 냈는데

3박 4일 일정에 정말 안성맞춤이었어요.

여행사마다 비슷한 형태의 묶음 상품을 가지고 있으니 조금만 검색해시보면

마음에 드는 옵션으로 쉽게 찾으실 수 있을거에요.

 

저는 자율성없는 단체투어보다는 자유여행을 훨씬 더 선호하는 편이었는데요,

어른들을 모시고 투어 서비스를 몇 번 이용해보고는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어요.

 그 지역의 역사나 이야기를 잘 모르고 하는 여행과 가이드의 해박한 설명이 곁들여진 여행은

그 질이 많이 다르다는걸 깨달았거든요.

여행지 자체가 이야기로 남고 역사로 기억되더라구요.

 

어떤 가이드는 이런저런 설명없이 그냥 인증샷만 열심히 찍어주는 가이드들도 있고

또 그런걸 선호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돈 주고 이용하는 투어인만큼 머릿속에 남겨지는 것도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꼭 가이드와 투어를 하지 않더라도

여행 전에 여행지에 대한 책이라도 한권 읽어보고 공부를 하면

훨씬 더 질좋은 여행을 경험 하실 수 있을거에요.

 

역사적인 여행지를 방문하신다면 너무 수동적으로만 여행하시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여행지에 대해 공부하고 알고 가신다면

더 좋은 기억을 남기실 수 있을거라 장담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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